평양냉면
평양냉면은 메밀로 만든 면을 차가운 육수에 말아 먹는 냉면의 한 종류로, 이름 그대로 평양 지역의 냉면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오늘날에는 함흥냉면과 함께 한국 냉면을 대표하는 양대 계열로 여겨진다.
평양냉면은 일반적으로 메밀면, 차가운 고기육수 또는 동치미 국물, 편육, 배, 오이, 삶은 달걀 등의 고명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실제 음식점마다 육수의 구성, 동치미 사용 여부, 면의 굵기와 메밀 함량, 간의 세기에는 차이가 크다.
현대 한국에서 평양냉면은 단순한 여름 음식에 그치지 않고,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육수의 향, 메밀면의 질감, 고명의 구성, 식초와 겨자의 사용 여부 등을 두고 다양한 취향과 논쟁이 형성된 음식이기도 하다.
냉면은 조선 시대부터 기록이 확인되는 음식으로, 특히 평안도와 황해도 등 이북 지역의 음식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평양냉면은 그중 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냉면으로 알려져 있으며, 메밀이 잘 자라는 북방 지역의 식재료 환경과 관련이 깊다.
전통적인 평양냉면은 오늘날 흔히 생각하는 고기육수만의 냉면이라기보다, 동치미나 김치국물 등 발효 국물의 산미가 함께 어우러진 음식으로 이해된다. 이후 한국전쟁과 실향민의 이동, 서울과 수도권의 냉면 전문점 형성 과정에서 오늘날의 여러 평양냉면 계열이 자리 잡았다.
평양냉면의 면은 일반적으로 메밀을 사용한다. 메밀 함량이 높을수록 면이 구수하고 툭툭 끊어지는 식감을 보이지만, 실제 음식점에서는 식감과 제면 안정성을 위해 전분이나 밀가루를 섞는 경우도 많다.
음식점에 따라 면의 굵기와 탄력은 크게 다르다. 어떤 집은 가늘고 부드러운 면을 내고, 어떤 집은 비교적 두껍고 탄력 있는 면을 낸다. 따라서 평양냉면의 면을 단순히 하나의 식감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평양냉면의 육수는 고기육수, 동치미 국물, 또는 두 요소의 조합으로 설명된다. 현대의 평양냉면 전문점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이용한 육수를 쓰는 경우가 있으며, 동치미의 비중은 음식점마다 다르다.
육수의 맛은 대체로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편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매우 맑고 슴슴한 계열부터 고기 향이 비교적 뚜렷한 계열까지 폭이 넓다.
평양냉면에는 보통 편육, 삶은 달걀, 배, 오이, 무절임 등이 올라간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고춧가루를 약간 뿌리거나, 백김치·동치미 무 등을 함께 올리기도 한다.
평양냉면은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다만 좋은 냉면집에서는 처음부터 식초와 겨자를 많이 넣기보다, 먼저 육수와 면의 맛을 본 뒤 취향에 따라 조금씩 더하는 방식이 흔히 권장된다.
식초와 겨자를 넣는 행위 자체가 전통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육수와 메밀면의 섬세한 맛을 느끼려는 사람들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기도 한다.
평양냉면은 보통 메밀면과 차가운 육수를 중심으로 하는 반면, 함흥냉면은 감자전분이나 고구마전분을 이용한 질긴 면과 매콤한 양념, 회무침 등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현대 음식점에서는 평양냉면 전문점에서도 비빔냉면이나 회냉면을 함께 팔기도 하고, 함흥냉면 전문점에서도 물냉면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메뉴 구성은 서로 겹칠 수 있다.
평양냉면 전문점은 음식점의 역사, 지역적 계보, 운영 방식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의정부 평양면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계열이다. 비교적 맑고 슴슴한 육수, 고춧가루 고명, 제육이나 수육과 함께 먹는 문화가 자주 언급된다.
대표적인 음식점으로는 의정부 평양면옥, 필동면옥, 을지면옥 등이 있다.
장충동 평양면옥을 중심으로 언급되는 계열이다. 서울의 평양냉면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맑고 담백한 평양냉면의 한 축으로 여겨진다.
전통 노포의 직접 계보보다는 현대적인 운영 방식, 정돈된 맛, 고급화된 상차림 등을 통해 알려진 평양냉면 전문점들이다. 봉피양, 정인면옥, 서관면옥, 서령, 광평 등이 이 계열로 언급될 수 있다.
우래옥, 을밀대처럼 특정 계열로 묶기보다는 독자적인 스타일을 가진 평양냉면 전문점도 있다. 이들 음식점은 오랜 역사와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나, 의정부 평양냉면 계열이나 장충동 평양냉면 계열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