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소설)
돈(豚)(영어 통용 제목 Pig 또는 The Pig)은 한국 작가 이효석이 1933년 10월 《조선문학》 제3호에 발표한 한국어 단편소설로, 가난한 농촌 청년 식이가 애써 기른 암퇘지를 종묘장에 데려가 접붙이는 과정과 달아난 분이에 대한 욕망을 교차시키며, 동물의 생식·농민의 자본·성적 욕망·근대적 충격을 한데 묶어 이효석 문학이 경향문학에서 자연과 본능의 서정적 세계로 옮겨 가는 전환점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1][2]
《돈(豚)》은 이효석의 1933년 단편소설이다. 제목의 “돈”은 돈[金錢]이 아니라 한자 “豚”, 곧 돼지를 뜻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작품을 1933년 《조선문학》 3호인 10월호에 발표한 단편소설로 설명하며, 1939년 단편집 《해바라기》와 1959년 《효석전집》 등에 재수록되었다고 정리한다.[3]
작품은 매우 짧은 단편이지만, 이효석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지닌다. 이효석은 초기에는 도시 빈민과 사회 현실을 다룬 경향문학적 작품으로 출발했으나, 1932년 전후부터 향토적·성적·자연적 모티프를 중심으로 한 서정적 작품세계로 이동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오리온과 능금」(1932)을 기점으로 「돈(豚)」(1933), 「수탉」(1933) 등이 이러한 전환을 분명히 나타내 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4]
줄거리는 가난한 농촌 청년 식이가 푼푼이 모은 돈으로 산 암퇘지를 종묘장에 데려가 씨를 받게 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 식이는 돼지를 통해 새끼를 얻고, 그 새끼를 통해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달아난 분이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분이에 대한 욕망과 돼지에 대한 기대에 정신이 팔린 그는 철길을 건너다가 기차에 돼지를 잃는다. 작품의 결말에서 돼지의 죽음은 식이의 자본 증식과 애정 실현의 가능성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사건으로 기능한다.
이 작품은 돼지의 교미 장면을 비교적 노골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단순한 생물학적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돼지는 식이에게 농민적 자본이며, 분이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는 매개이며, 자연의 생명력과 인간의 성적 본능이 겹쳐지는 상징이다. 정문권의 연구는 《돈(豚)》에서 돼지가 가난한 농민의 자본을 상징하고, 주인공의 욕망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하며, 결말의 돼지 죽음이 자본 증식과 욕망 실현이 모두 좌절되는 농민 현실을 내재한다고 분석한다.[5]
| 항목 | 내용 |
|---|---|
| 원제 | 돈(豚) |
| 제목 뜻 | “豚”은 돼지를 뜻하며, 금전의 “돈”과 동음 관계를 이룬다. |
| 영어 통용 제목 | Pig, The Pig. 표준 문학 번역 제목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 저자 | 이효석(李孝石) |
| 저자 호 | 가산(可山) |
| 장르 | 단편소설, 농촌소설, 서정소설, 사실주의와 낭만주의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한국 근대소설 |
| 발표 | 1933년 10월 《조선문학》 제3호 |
| 주요 수록 | 1939년 단편집 《해바라기》, 1959년 《효석전집》 등 |
| 일본어 번역 | 1936년 진명섭·노리타케 가즈오 번역으로 일본어 잡지 《문예통신》에 발표된 것으로 정리됨 |
| 주요 인물 | 식이, 분이, 종묘장 사람들, 구경꾼들, 건널목 망꾼 |
| 주요 배경 |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농촌, 종묘장, 장터, 철길과 건널목 |
| 핵심 소재 | 암퇘지, 접붙이기, 종묘장, 분이에 대한 연정, 농민의 자본, 성적 욕망, 기차, 돼지의 죽음 |
| 문학사적 의의 | 이효석이 초기 경향문학을 벗어나 자연·동물·본능·서정의 세계로 이동하는 전환점을 보여 주는 작품 |
이효석은 1907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1942년에 사망한 일제강점기의 소설가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효석을 「메밀꽃 필 무렵」, 「들」, 「여수」 등을 저술한 소설가로 정의하고, 1930년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한다.[6]
그의 초기 작품은 사회의식과 경향문학의 성격이 강했다. 「도시와 유령」은 도시 유랑민의 비참한 생활을 고발한 작품이었고, 「노령근해」, 「상륙」, 「북국사신」 등도 경향문학적 계열로 평가된다.[7] 그러나 1932년 무렵부터 이효석은 초기의 경향문학적 요소를 벗어나 향토적·이국적·성적 모티프를 시적 문체로 다루는 방향으로 옮겨 갔다.[8]
《돈(豚)》은 바로 이 전환기에 발표된 작품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작품 항목은 이 소설이 “경향문학을 탈피하여 순수문학으로 전향한 뒤에 바로 발표된 작품”이며, 「산」, 「들」 등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묘사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9] 이효석은 1933년에 구인회에 가입해 순수문학의 방향을 더 분명히 했다.[10]
발표 지면은 《조선문학》 제3호, 1933년 10월호이다. 작품은 이후 1939년 단편집 《해바라기》와 1959년 《효석전집》 등에 다시 수록되었다.[11] 또한 1936년에는 진명섭과 노리타케 가즈오가 번역해 일본어 잡지 《문예통신》에 발표한 것으로 정리된다.[12]
작품의 배경은 농촌이지만, 이 농촌은 단순히 평화롭고 목가적인 공간이 아니다. 식이는 돼지 한 마리에 생계를 걸 만큼 가난하며, 돼지를 키우고 새끼를 받아 자본을 불리려는 기대를 품는다. 그 기대는 자연의 생식력과 연결되지만, 마지막에는 철도와 기차라는 근대적 힘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다. 이 점에서 《돈(豚)》은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그린 작품인 동시에, 농민 현실의 가난과 좌절을 은근히 드러낸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식이는 푼푼이 모은 돈으로 양돼지 한 쌍을 산다. 돼지를 길러 새끼를 얻으면 세금 부담을 덜고 돈도 벌 수 있으리라는 계산 때문이다. 그러나 수퇘지는 곧 죽고, 암퇘지만 남는다. 식이는 남은 암퇘지를 매우 애지중지한다. 방 안에 지푸라기를 깔아 주고, 자기 밥그릇에 먹이를 담아 줄 만큼 정성을 들인다.
여섯 달쯤 지난 뒤 식이는 암퇘지를 십 리 넘는 종묘장으로 끌고 간다. 목적은 씨돼지에게 접을 붙이는 것이다. 그러나 돼지가 아직 어려 첫 시도는 실패한다. 식이는 돈과 시간을 들였지만 성과를 얻지 못하고 돌아온다. 그는 돼지를 통해 자본을 늘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돼지는 식이에게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앞으로의 살림과 희망을 떠받치는 재산이다.
달포가 지나 식이는 다시 암퇘지를 종묘장으로 끌고 간다. 이번에는 접붙이기가 성공한다. 종묘장 사람들과 구경꾼들은 돼지의 교미 장면을 보며 낄낄거리고 음담패설을 늘어놓는다. 이 장면은 작품의 절정이다. 자연의 생식 행위, 사람들의 저속한 웃음, 식이의 기대와 욕망이 한데 뒤엉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도 돼지의 교미 장면이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표현하는 작품의 절정이라고 설명한다.[13]
돼지의 교미 장면을 바라보는 동안 식이는 분이를 떠올린다. 분이는 식이가 마음을 두었던 여자이다. 그는 분이를 얻으려고 공을 들였지만, 분이는 그에게 쌀쌀하게 굴다가 결국 마을을 떠나 버린다. 분이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소문만 있을 뿐 확실하지 않다. 식이는 혹시 분이가 버스 차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고, 지나가는 버스를 볼 때마다 분이를 찾으려 한다.
식이는 돼지와 분이를 겹쳐 생각한다. 암퇘지가 씨를 받으면 새끼를 낳고, 새끼를 팔면 돈이 생기며, 그 돈이면 분이를 찾아 먼 곳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에게 돼지는 분이를 되찾기 위한 수단이자, 가난한 농민이 가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본이다. 동시에 돼지의 생식은 식이 안에 눌려 있던 성적 욕망과 애정의 공상을 자극한다.
접붙이기를 마친 뒤 식이는 장터에 들러 석유와 명태 같은 물건을 산다. 그는 돼지를 끌고 철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은 온통 분이와 돼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돼지를 팔아 노자를 만들고, 분이를 찾아 떠나고, 분이와 함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상이 이어진다.
그렇게 정신이 팔린 식이는 철길을 건너다가 기차가 다가오는 줄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순간 기차가 쏜살같이 지나가고, 식이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그러나 그가 끌고 가던 암퇘지는 기차에 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식이는 석유병과 명태, 돼지를 잃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건널목 망꾼에게 따귀를 맞는 장면은 그가 현실로 거칠게 되돌아오는 순간이다.
결말에서 돼지의 죽음은 식이에게 단순한 가축 손실이 아니다. 돼지는 그의 돈이고, 분이를 찾아갈 가능성이며, 가난을 벗어날 아주 작은 희망이다. 기차가 돼지를 휩쓸어 간 순간, 식이의 자본 증식과 욕망 실현의 꿈도 함께 사라진다. 작품은 이 갑작스러운 상실을 통해 가난한 농민의 희망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 준다.
- 식이 : 작품의 주인공이다. 가난한 농촌 청년으로, 푼푼이 모은 돈으로 산 암퇘지를 통해 살림을 펴고 분이를 찾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소극적이고 공상적인 면이 강하지만, 그의 욕망과 좌절은 1930년대 농촌 현실의 가난과 연결된다.
- 분이 : 식이가 마음을 둔 여성이다. 작품 속 현재 장면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식이의 회상과 공상 속에서 계속 나타난다. 마을을 떠난 뒤 행방이 분명하지 않으며, 식이는 버스 차장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 암퇘지 : 식이가 애써 기른 돼지이다. 작품의 실질적 중심 소재이다. 농민의 자본, 생식력, 식이의 욕망, 분이에 대한 공상, 결말의 좌절을 모두 매개한다.
- 씨돼지 : 종묘장에서 암퇘지와 접붙이는 수퇘지이다. 우람한 생식력과 자연의 본능을 드러내는 존재로 등장한다.
- 종묘장 사람들과 구경꾼들 : 돼지의 교미 장면을 둘러싸고 음담패설과 웃음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연의 생식 행위를 저속한 구경거리로 만들며, 식이의 내면 공상과 대비된다.
- 건널목 망꾼 : 기차 사고 직후 식이를 현실로 돌려세우는 인물이다. 식이가 돼지를 잃고 멍해진 순간 따귀를 때리며, 공상에서 깨어나게 하는 거친 현실의 표지로 기능한다.
- 마을 사람들 : 분이에 대한 소문과 식이의 생활 배경을 이루는 인물군이다. 이들은 농촌 공동체의 시선과 떠도는 말, 가난한 청년의 좁은 생활권을 보여 준다.
《돈(豚)》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돼지의 상징성이다. 돼지는 식이에게 단순한 가축이 아니라 돈, 자본, 미래, 욕망의 매개이다. 정문권의 연구는 작품 속 돼지가 가난한 농민의 자본을 상징하고, 주인공에게 욕망을 일으키는 기폭제로 작용하며, 결말의 돼지 죽음은 자본 증식과 욕망 실현을 모두 꿈꿀 수 없는 당대 농민의 비참한 현실을 내재한다고 설명한다.[14]
두 번째 주제는 자연과 인간의 본능이다. 돼지의 접붙이기 장면은 작품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다. 이 장면은 동물의 생식 행위를 묘사하지만, 동시에 식이가 분이를 떠올리고 자기 욕망을 자각하는 계기가 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작품이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묘사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15]
세 번째 특징은 제목의 중의성이다. “돈”은 한국어로 금전을 뜻하지만, 제목의 한자 “豚”은 돼지를 뜻한다. 따라서 제목은 돼지와 금전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식이에게 돼지는 곧 돈이며, 돈은 분이를 찾고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는 수단이다. 제목의 중의성은 작품 전체의 구조를 압축한다.
네 번째 주제는 농민 현실의 가난이다. 이 작품은 이효석의 순수문학적 전환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되지만, 농촌 현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식이가 돼지 한 마리에 미래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 암퇘지를 종묘장까지 끌고 가며 돈을 들이는 과정, 기차 한 번으로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결말은 가난한 농민의 경제적 취약성을 보여 준다. 정문권의 연구도 《돈(豚)》이 표면적으로는 순수문학적 성격을 보이면서도 내재적으로는 비참한 농민 현실을 고발하는 작가의식이 담긴 작품이라고 분석한다.[16]
다섯 번째 특징은 낭만과 현실의 중간적 성격이다. 식이의 분이에 대한 공상과 돼지의 생식 장면은 본능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지니지만, 결말은 매우 현실적이고 냉혹하다. 기차는 식이의 공상과 자연적 생명력을 무심하게 절단한다. 이 때문에 작품은 자연과 본능을 서정적으로 다루면서도, 그 본능이 현실의 경제 구조와 근대적 폭력 앞에서 쉽게 좌절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여섯 번째 주제는 근대의 충격이다. 결말의 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식이가 끌고 가던 돼지, 곧 그의 자본과 욕망을 순식간에 파괴하는 힘이다. 농촌 청년의 느린 걸음, 돼지의 생물학적 시간, 새끼를 받아 돈을 벌려는 순환적 기대는 기차의 속도와 충돌해 사라진다. 이 충돌은 농촌적 삶과 근대적 질서의 불균형을 암시한다.
《돈(豚)》은 이효석 문학의 전환점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효석이 1932년 무렵부터 경향문학적 요소를 탈피하고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되었으며, 「오리온과 능금」, 「돈(豚)」, 「수탉」 등이 이러한 전환을 분명히 나타내 주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17] 작품 항목도 《돈(豚)》을 「산」, 「들」 등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묘사한 작품으로 정리한다.[18]
이 작품은 《메밀꽃 필 무렵》만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이효석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 허생원과 나귀의 이미지가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보여 주듯, 《돈(豚)》에서도 암퇘지와 식이의 욕망이 서로 겹친다. 이 점에서 《돈(豚)》은 이효석이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본능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방식의 초기 사례로 볼 수 있다.
학술적으로도 이 작품은 동물상징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정문권의 2018년 논문은 《돈(豚)》을 이효석의 순수문학 출발점으로 평가하면서, 돼지가 비유적 소재를 넘어 작품의 주제의식을 구현하는 핵심 표상이라고 설명한다.[19] 이 연구는 돼지의 죽음을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농민의 자본 증식 실패와 욕망 실현 불가능성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본다.[20]
현대 독자에게 이 작품은 다소 낯설 수 있다. 돼지 교미 장면과 사람들의 음담, 식이의 분이에 대한 공상은 노골적이지만, 그 노골성은 단순한 선정성이 아니라 1930년대 이효석 문학이 자연과 본능, 인간의 육체성을 어떻게 발견해 가는지를 보여 주는 장치이다. 동시에 작품은 가난한 농민의 욕망이 얼마나 쉽게 좌절되는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따라서 《돈(豚)》은 “순수문학”으로의 전환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자연과 본능의 서정, 농민 현실의 가난, 동물상징, 근대적 속도와 농촌적 생명력의 충돌이 함께 들어 있는 작품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이효석은 1942년에 사망했고, 《돈(豚)》은 1933년 10월 《조선문학》 제3호에 발표되었다.[21][22] 따라서 원작 한국어 본문은 한국·영국 등에서는 보호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미국에서도 URAA 회복저작권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1930년대 외국 공표 저작물이라는 점 때문에 이용 목적에 따라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기준으로는 현재 저작재산권 보호기간이 원칙적으로 저작자 생존기간과 사망 후 70년이며, 보호기간은 저작자가 사망하거나 저작물이 공표된 다음 해 1월 1일부터 기산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보호기간 70년 규정의 시행 시점을 2013년 7월 1일로 설명한다.[23] 다만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2013년 7월 1일 전에 이미 저작권 보호기간이 소멸한 저작물에는 70년으로 연장된 보호기간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24] 이효석은 1942년에 사망했으므로, 한국의 구 사후 50년 기준으로는 1943년 1월 1일부터 1992년 12월 31일까지 보호되고 1993년 1월 1일부터 보호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원작 본문은 퍼블릭 도메인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영국 기준으로는 문학 저작물이 일반적으로 저작자 사망 후 70년까지 보호된다. 영국 정부의 저작권 기간 안내는 문학·음악·연극·미술 저작물의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망 후 70년으로 설명한다.[25] 이효석은 1942년에 사망했으므로, 영국에서는 일반적으로 2013년 1월 1일부터 원작 본문의 보호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기준은 단순 사후 70년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돈(豚)》은 1933년에 한국어로 공표된 외국 저작물이다. 미국 저작권청의 URAA 안내는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에 있던 일부 외국 저작물도 1996년 1월 1일 기준 원천국에서 보호 중이었다면 미국 저작권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26] 이효석의 작품은 한국에서 1996년 1월 1일 당시 이미 구 사후 50년 보호기간이 만료된 상태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URAA 회복저작권 대상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1933년 공표 저작물에 대하여 미국 내 별도 등록·동시출판·번역 출판 등 특수한 사정이 있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저작권청은 1978년 이전 공표 저작물에 공표 후 95년 보호기간이 적용될 수 있음을 설명하므로, 미국에서 대규모 상업적 이용을 할 때에는 개별 판본과 미국 내 권리 이력을 별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27]
또한 현대 한국어 교정본, 현대어판, 주석본, 해설, 표지 디자인, 삽화, 전자책 편집, 오디오북 낭독, 교과서용 문제와 해설, 만화·영상·연극 등 각색물은 원작과 별개의 저작권 또는 저작인접권이 남아 있을 수 있다. 1936년 일본어 번역본, 현대 번역본, 현대 출판사의 편집본, 연구 논문의 해설과 분석도 각각 별도 권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28]
- 《돈(豚)》 원문 및 퍼블릭 번역본은 예글(Yegle)에서 e북 형태로 열람할 수 있다.[29]
- 연구·인용 목적에서는 1933년 《조선문학》 발표본, 1939년 단편집 《해바라기》 수록본, 1959년 《효석전집》 수록본, 후대 전집·선집 수록본 사이의 표기와 교정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30]
- 현대 공개 원문 사이트와 전자책에 수록된 본문은 원작과 별개로 교정, 주석, 해설, 표지 디자인, 전자책 편집에 권리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재이용 목적에서는 판본별 권리 상태를 구분해야 한다.
《돈(豚)》은 대규모 영화나 드라마 각색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라기보다, 이효석 문학의 전환과 동물상징을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단편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작품을 「산」, 「들」 등과 함께 자연과 인간의 동화를 묘사한 작품으로 분류한다.[31] 이 점에서 《돈(豚)》은 이후 「메밀꽃 필 무렵」에 이르는 이효석의 향토적·서정적 작품세계와 연결해 읽을 수 있다.
특히 동물과 인간의 욕망을 연결하는 방식은 이효석 문학에서 반복되는 특징이다. 《돈(豚)》의 암퇘지, 「수탉」의 수탉, 「메밀꽃 필 무렵」의 나귀 등은 단순한 배경 동물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과 욕망, 생명력을 비추는 상징적 존재로 기능한다. 정문권의 연구도 이효석이 1933년 이후 동물상징을 두드러지게 사용했으며, 《돈(豚)》의 돼지가 작가의 동물상징 기법을 보여 주는 핵심 사례라고 설명한다.[32]
문학사적으로는 이효석이 경향문학에서 순수문학 또는 서정적 자연주의로 이동하는 지점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은 사회 현실을 직접 고발하는 방식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농민의 가난과 자본 증식의 좌절은 결말에 강하게 남아 있다. 따라서 《돈(豚)》은 이효석이 현실 문제를 완전히 버린 작품이라기보다, 자연·동물·본능의 상징을 통해 현실의 비극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현대적으로 이 작품은 성적 욕망과 동물성의 묘사 때문에 불편하게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 불편함은 작품의 핵심 효과와 관련된다. 식이는 분이를 사랑하거나 욕망하지만, 직접 행동할 힘도, 돈도, 언어도 충분히 갖지 못한다. 그의 욕망은 돼지의 생식과 겹쳐지고, 마지막에는 기차에 의해 폭력적으로 끊어진다. 이 구조는 가난한 인간의 욕망이 자연의 생명력과 사회적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좌절되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결말의 기차는 이후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식이가 기대를 건 돼지는 철도라는 근대적 힘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장면은 농촌적 생명력과 근대적 속도의 충돌, 개인의 작은 희망과 시대의 거대한 힘 사이의 불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점에서 《돈(豚)》은 짧은 단편이지만, 1930년대 한국 농촌과 근대의 접점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작품이다.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돈”,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6049,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돈”,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6049,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정문권, “이효석 단편소설 「돈(豚)」에 나타나는 동물상징”,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18권 6호, 2018, https://kiss.kstudy.com/DetailOa/Ar?key=54338380,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돈”,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6049,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효석”,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6643, 확인: 2026년 6월 26일.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돈”,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6049, 확인: 2026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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